대한민국 관광산업에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10년 9억명의 국제 관광객 수가 2020년에는 16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억명에서 4억명으로 배 이상 증가되어 유럽(7억명) 다음으로 큰 세계여행시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폭발적인 국제관광객 수 증가와 더불어 대한민국에는 매머드급 호재가 또 있다. 그 추동력은 '한류(韓流)'다. 남이섬으로 대변되는 한류 관광은 드라마에서 시작해 드라마 속 주인공의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고 이 욕망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관점에서 다양한 상품과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로 발전됐다.

하지만 작년의 실태 조사에 의하면 여전히 외래 관광객들의 방문 지역이 수도권(서울 79.9%, 경기 23.8%, 중복 응답)에 집중돼 있다. 서울 중에서도 명동, 동대문·남대문시장, 고궁, 남산 등 강북에 편중되는 양상이었다. 외래 관광객 수는 처음으로 일본을 앞섰지만 관광 지출비 총액은 일본에 비해 현저히 적다. 즉 관광지의 편협성은 외국인에게 돈을 쓰고자 하는 욕망을 감소시키고 한국 재방문율도 떨어뜨린다.

그간 문화관광부와 관광공사에서도 '강남'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요원한 상태이다. 그런데 근래 말 많고 탈 많은 '강남' 관련 흥미로운 문화현상이 전 지구적인 관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대에 두 번 다녀온 자칭 B급(?) 가수인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조회 수 3000만건을 넘기며 처음으로 유튜브 1위를 기록했다. CNN·ABC 등 해외 언론들이 'B급 뮤직비디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전 세계인들이 강남을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타임은 강남을 한국의 베벌리 힐스와 같은 곳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런 강남에 대한 호기심은 우리의 대처에 따라 강남을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필자는 강남이 대한민국 명품의 메카, 유행 일번지라는 사실을 외국 관광객들에게 어필한다면 적잖은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강남에 대한 관광 선호도가 향상된다면 외래 관광객 1인당 지출의 상승은 물론 재방문율도 동시에 향상될 것이다. 관광 당국이 십수 년 동안 못해낸 일을 일개 가수의 힘으로 한국 관광의 새 지평이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