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파이낸셜 타임즈, "K-Pop 승승장구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정은비 인턴기자 |입력 : 2011.12.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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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소녀시대'(사진 위)와 '빅뱅'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가 한류를 특집 기사로 다뤘다. 특히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가 해외 시장에서 급상승하는 것에 힘입어 한국 연예기획사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고 주목했다.

15일(한국시간) 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 연예기획사, 한류를 등에 업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류의 세계화와 그에 따른 경제 현상을 분석했다.

신문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를 비롯한 한국 아이돌 그룹의 뮤직 비디오가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해외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은 10대 때 기획사에 발탁돼 수년 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후, 귀에 쏙 들어오는 쉽고 재미있는 노래와 수준 높은 안무를 무기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사에서 한구현 한류연구소장은 "한류는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K-Pop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소장은 "한국의 대중문화는 재미있고 독특한 동시에 해외 팬들에게 아주 낯설지도 않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FT는 지난달 23일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주식 거래 첫 날 시가총액 3874억 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데는 빅뱅과 투애니원의 인기가 큰 영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어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도 소속된 아이돌 그룹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올 한해 주식이 3배가량 뛰었다고 보도했다.

한류는 서울을 아시아 대중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시키는 동시에, 이전의 자동차 반도체 휴대전화가 그랬듯 외국인들이 '한국'을 생각했을 때 K-Pop과 드라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FT는 정체된 한국 경제에 한류가 신성장동력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실제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아 관광 소득을 증대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아이돌 가수의 앨범 발매 행사나 콘서트,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3만4000여 명에 달했고 K-Pop과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은 2008년 이후 매년 10% 씩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K-Pop이 안정적인 투자처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FT는 K-Pop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화했다며 '거품'의 존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원더걸스와 보아가 미국 주류 음악 시장에 안착하는 것에 실패한 것을 미루어 봤을 때 일본을 제외한 서구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지드래곤의 마약 파문으로 인해 YG가 공모가를 낮춰야했던 것처럼 개별 가수의 실수가 기업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김시우 애널리스트는 기사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이 서구 시장에서 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일본 외의 시장에서는 검증이 아직 덜 됐다"며 "서구 주류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시우 애널리스트는 "연예기획사의 현재 주가는 그들의 잠재력,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거품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거품이 쉽게, 바로 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